버리기 잘한 습관들 | 박길웅 - 교보문고

버리기 잘한 습관들 | 우리와 습관 사이에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하나님은 분명 우리를 바로 세워 가실 것입니다.매일 아침 거울을 봅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익숙한 모습에 이상한 점을 알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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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 - 골로새서 3:10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서점에서 묵상집을 읽다가 얇고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다. 굉장히 얇은 책인데 내가 어떤 것을 잘하고 있고, 잘못하고 있는지를 짧은 시간 안에 깨달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버려야 할 습관들  

 

* 이번 정리는 책 내용을 기반으로 개인을 성찰한 내용을 적을 예정

* 따라서, 리뷰 쓰는 칸을 생략함

  •  
  • 잘 해온 습관들
    • 화내고 후회하는 습관 -  원최 화가 없는 성격이라 화낼 일이 거의 없었다.
    • 후회하는 습관: 그래도 해야 할 것 - 하나님과 친밀해지며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탐구하는 습관 들이기
    • 나를 너무 신뢰하면 하나님을 못 보게 됨: 연약함은 하나님을 위한 열쇠이다.
    • 고민하는 습관: 하나님이 주시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기
    • 잘 되는 순간에도 기도하기: 늘 동행하기 - 잘 되면 감사해서 더 기도하고 있음
    • 기분대로 하는 습관: 나의 태도에서 하나님의 성품이 드러날 수 있음을 잊지 않기
    • 나누는 습관
    • 감사하는 습관
  • 없애야 할 습관들
    • 이기적인 습관: 예수님의 마음으로
    • 거짓말치는 습관
    • 보이는 것만 믿는 습관
    • 내일을 예측하는 습관 버리기: 예측을 버리고 하나님께 매달리기
    • 통제받기 싫어하는 습관: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 안에 머물 때 나온다.
    • 미루는 습관: 부담감 때문에 미루지 말기, 결과는 하나님이 만드신다.
    • 무기력한 습관: 소명을 기억하기, 불안해하지 않기
    • 상처받는 습관
      • 상처받았을 때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원인 찾기
      • 고난에도 상처받지 않은 예수님을 생각하기
    • 불안
      • 믿음으로 해결하기, 의심과 불안은 상황을 해결할 수 없음
      • 끝없는 경쟁에 스스로를 몰아넣지 말기
    • 결과를 중시하는 습관
      • 결과만 중시하면 우상숭배와 이어짐
      • 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증명해내므로 결과는 중요하지 않음
      • 우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으로움을 나타내고 만족스러운 내가 되려고 하기 때문
    • 분주하지 않기: 인내 / 말씀 앞에 나아가기
    • 산만한 습관: 집중하기
    • 모험을 회피하는 습관: 하나님이 늘 함께하며, 고난도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기
    • 포기하는 습관
      • 자포자기 하지 않기: 오늘을 잘 살아내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 모든 일은 하나님이 세워주심을 잊지 말기
      • 과거에 머무르는 습관 고치기
    • 안주하는 습관(열정 없는 습관): 하나님의 보호를 받고 사는 게 안전한 삶임
    • 미워하는 습관
    • 질투하는 습관
    • 한눈파는 습관
    • 자기중심적인 습관: 이타적인 사람이 되기
    • 겉모습 중시하지 않기: 내면에 집중하기
    • 험담하는 습관 - 옛날보다 좋아지긴 했는데 더 고칠 필요 있음
    • 함부로 말하는 습관
    • 부정적인 습관
    • 말씀을 멀리하는 습관
    • 자만하는 습관
    • 기다리기만 하는 습관
    • 절제하는 습관
  • 반드시 가져야 할 습관
    • 하나님의 뜻을 기억하는 습관
      • 하나님만 바라보는 습관
      • 사람없음을 고백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 미움 대신 사랑을 하는 습관
      • 이타적인 사람이 되기
      • 내면에 집중하기
    • 삶을 점검하는 습관: 하나님을 위해 살았는가?
    • 슬픔을 견디기: 슬픔도 하나님이 허락한 감정이다.
    • 내 뜻대로 안 되더라도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기: 하나님은 변수로도 다가오신다.
    • 칭찬과 인정에 집착하지 말기
      • 사람의 칭찬에 집착하지 말기
      • 보이지 않는 것(하나님)에 집중하기
    • 아침을 허비하지 않기
  • 간단한 소감: 고칠 것들이 너무 많다...
 

피해의식 | 황진규 - 교보문고

피해의식 | 피해의식은 한 사람의 마음에 남은 상흔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아무도 이야기하지 못한 ‘피해의식’에 대한 가장 따뜻하고 농밀한 해설서피해의식은 현대 사회의 금기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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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

 

  용산 영풍문고에서 책을 둘러보는데, '피해의식'이란 제목이 눈에 띄었다. 굉장히 부정적인 어감을 갖는 단어라서 그런가 심리학책 제목으로는 조금 부적절하다는 느낌(이질감)이 들었다. 그 이질감에 호기심을 느꼈던 나는 바로 이 책을 집어들고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어보았다. 처음 펴서 읽은 장에서 당시 나와 마찰이 있었던 사람의 모습이 보였고, 다음 장에서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빠져들어 몇 장 더 읽어봤는데 철학자의 사상까지 동반한 피해의식에 대한 아주 깊은 고찰에 매료되었고, 이 책은 구매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구매 후 일독하게 되었다.

 

 

책 내용을 이해할 때 필요한 철학 지식 

 

* 저자가 부연설명으로 넣어둔 철학자들의 사상을 정리해두었음

* 내가 이해하기 위해 정리한 노트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저자의 서술과 상이한 면이 있을 수 있음 

  • 스피노자
    • 스피노자가 보는 기억
      • 인간 신체의 변용의 개념
      • 신체 변용될 만큼의 외부 자극 + 관념: 기억
    • 기쁨: 작은 완전성 -> 큰 완전성
    • 슬픔: 큰 완전성 -> 작은 완전성
    • 기쁨과 슬픔은 생기의 문제
    • 증오: 외적 원인의 관념을 수반하는 슬픔(피해받은 마음)
    • 반감*: 피해의식(반감) -> 증오의 부작용, 찌꺼기
      (*: 우연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손실)
  • 앙리 베르그송
    • 피해의식의 근본적인 원인은 상처가 아니라 기억이다
    • 기억: 행동 반복(운동) 장치이자 새 행동 촉발 장치
    • 기억의 종류와 절차
      • 절차: 순수기억 -> 상기억 -> 습관기억
      • 종류
        • 습관기억: 신체에 각인된 기억
        • 순수기억: 전체기억 - 무의식
        • 상기억: 눈 앞의 무언가를 지각할 수 있는 기억.(새 행동을 이끄는 기억)
    • 기억은 고정되지 않은 상태
    • 성찰: 어떤 대상을 강하게 지각해서 그 세부를 드러내는 일
    • 현실감각
      • 균형잡힌 정신
      • 현재 상황의 윤곽을 그릴만큼 차분하지만 모든 다른 부름에는 저항할 만큼 충분함 힘이 있는 상태
  • 프로이트
    • 억압된 것이 무의식의 원형이다.(무의식의 형성은 억압과 관련되어 있음)
    • 의식의 종류 - 이 세 가지 의식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음.
      • 무의식
        • 억압된 것이 무의식의 원형이다.
          • 무의식의 형성은 억압과 관련되어 있음
          • 억압의 본질: 어떤 표상이 의식에 나타날 수 없게 함
        • 저항으로 표현됨
          • 무시(외면): 상처를 외면
          • 놀람: 무의식이 발견되면 거부감, 공격성, 짜증, 반감, 분노 나옴.
          • 신경증: 무의식의 표현 방법 중 하나
            • 강박증
              • 상대를 자신의 것으로 간주함
              • 자기의 욕망만을 중요시 생각함
              • 계획에 생기는 차질에 못 견딤
            • 히스테리: 상대의 욕망에 스스로 맞추는 행동 ->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짜증으로 번지는 것
            • 강박증과 히스테리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 스스로 발견할 수 없음
        • 무의식은 의식되지 않을 뿐, 큰 힘과 활동성을 지님
      • 전의식: 잠재되어 있으나 의식할 수 있는 의식
      • 의식
  • 라캉
    • 신경증자는 자신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음
    • 하지만 그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있음으로써 스스로를 만족시킴
    • 충동과 욕망
      • 충동: 머리없는 주체: 몽타주적 욕망 - 비합리적
      • 욕망: 기본적으로 타인의 욕망인 경우가 많음 - 합리적
    • 모든 인간은 정신병, 도착증, 신경증에 속함
      • 대부분: 신경증
      • 소수: 도착증, 정신증

 

피해의식이란 무엇인가? 

 

  • 피해의식은 어떤 마음 혹은 상태인가?
    • 겁이자 자기보호의 마음
    •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의 상태
    • 균형의 문제
    • 피해의식의 깊이와 넓이
      • 깊이: 마음 속에 난 균열 -> 피해의식 겪게 되면 급발진하는 이유
      • 넓이: 한 사람의 코 위에 얹어진 안경과 같음(안경을 통해 본 삶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
    • 피해의식의 해석
      • 과잉해석: 극복했음에도 피해의식에서 못 벗어났다고 여김
        (피해자가 개연성은 있는데, 인과관계는 없는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상태.)
      • 과소해석: 자신의 어둠을 외면(피해를 안 받았다고 생각함)
    • 소중하게 여기지 못해서 후회하는 것
      • 후회: 옅은 피해의식
      • 정신승리: 짙은 피해의식
    • 피해의식: 못나서 못되지는 마음
      • 핵: 과도한 자기보호
      • 막: 자기 정당화
    • 사랑의 상실
    • 욕망의 억압, 금지의 내면화
    • 과초점의 상태
  • 피해의식의 얼굴
    • 자기방어에서 나오는 감정: 두려움, 분노, 열등감, 무기력
      • 두려움의 예시: 가난했던 사람이 '돈이 무서워서' 돈을 벌기 위해 애쓰는 것
      • 분노와 열등감의 예시: 학벌 컴플렉스로 인한 자신감 저하
      • 무기력의 예시: 살찐 사람이 인신공격으로 인해 받은 상처 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됨
    • 자기방어의 결과: 억울함, 우울함
  • 의도적 상처와 우발적 상처: 우발적 상처는 의도적 상처 속에 있음
  • 피해의식 = f(나의 마음 * 타자의 목소리)

 

 

피해의식의 원인 

 

  • 자기연민: 타인들이 만들어낸 집단적 최면
    • 타인들의 과도한 관심이 자기연민을 촉발함
    • 타인들의 무관심이 자기연민을 유발하기도 함
    • 과도한 관심(혹은 무관심) -> 상처 -> 피해의식 -> 자기연민의 강화
    • 피해의식과 지기연민은 밀접한 관계를 맺음
    • 자기연민이 생기면 갖는 문제점
      •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줌
      • 자기연민은 능동성과 주체성을 제거함
      •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은 변화 가능성이 낮음
  • 자의식 과잉: 나만 생각하느라 나의 마음에 걸려 견딜 수 없는 상태
    • 주인공의 시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극화함(갖다붙이기, 의미부여 등)
    • 유아적 자기애: 이기심 내지 정신적 착란 일으킴 -> 현실 해석을 할 수 없게 됨
  • 피해의식과 공감의 관계(공감과 몰입의 정도)
    • 적절한 공감, 몰입: 자신에게 피해가 없다는 것을 인지
    • 부적절한 과몰입: 자신에게 피해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함
    • 자신과 유사한 것에 과몰입하느라 공감능력을 저해함
    • 피해의식은 과몰입과 과공감을 유발함
  • 나에 대한 과도한 주관성, 너에 대한 과도한 객관성
  • 피해의식 속 의식들
    • 무의식의 피해의식
      • 이 경우, 피해의식이 있다는 것조차 인지 불가능함
      • 그럴듯한 지식, 대의, 명분, 신념, 이념에 천착
      • 밀도가 가장 높아 옅어질 가능성 적음
    • 전의식의 피해의식: 피해의식의 의식화를 위해 필요한 과정
    • 의식의 피해의식
      • 원인 인지 가능
      • 피해의식의 존재도 인식 가능
      • 의식의 과정은 고통을 동반한다 - 못난 자신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
  • 기쁨을 수혜받지 못함
    • 수혜받지 못해 당하는 수모로 인해 피해의식이 생김
    • 피해의식은 사랑받지 못한 상처임
  • 빈약한 자존감
    • 자존감: 자신의 어둠을 긍정하는 역량, 사랑받은 기억의 합
    •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될 경우, 자신이 싫어짐
    • 이중의 뒤틀림
      1. 자신의 모습을 싫어함
      2. 그 싫어하는 모습을 다시 긍정함
      3. 이에 긍정하는 만큼 상황이 나아지는 것에 반감을 느낌
  • 피해의식과 기억의 상관관계
    • 상상의 기억에서 나옴
    • 피해자 의식은 사실에 근거하지만, 피해의식은 기억에 근거
    • 기억 != 사실 / 기억 = 사실의 왜곡 편집
  • 부채감
    • 폭력의 종류
      • 물리적 폭력
      • 언어폭력
      • 상황적 폭력: 무관심 등 /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음
    • 미소 띤 폭력
      • 상황적 폭력의 한 종류 
      • 자신은 미안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미안함을 유발
      • 자만적 호의: 내 상황이 이렇지만 해줄게~
    • 연약함의 긍정은 폭력은 일으킴
    • 호의에 대한 피해의식이 생기는 원인
  • 자기 방어
    • 같이 살려는 마음: 피해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
    • 혼자 살려는 마음: 피해의식이 조금 있는 상태
    • 같이 죽자는 마음: 피해의식이 심한 상태 -> 피해의식의 형태
  • 자기객관화의 결여
  • 예민함
    • 예민함은 섬세함과 반비례함
    • 피해의식은 비대한 예민함과 왜소한 섬세함으로 인해 발생함

 

피해의식이 일으키는 문제들 

 

  • 자의식 과잉으로 인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시선에 과도하게 반응
  •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만듦
  • 부적절한 과몰입이 일으킬 수 있는 문제들
    •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부재를 야기함
    • 사회를 불행하게 함 (ex. LGBT, 페미니즘 이슈로 인한 갈등)
  • 피해의식의 전이
    • ex. 부모라는 피해의식: 내가 너만 안 낳았어도~
    • 내적 전이: A라는 것에 대한 피해의식이 다른 것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번지는 현상을 이름
    • 왜 피해의식은 전이되는가?: 피해의식의 무의식적인 특징과 상상적인 특징 때문
    • 전이의 매개체: 교감
  • 자신을 원치않는 삶으로 빠져들게 함
  •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을 잊음
  • 피해의식은 관계 단절을 야기하고, 이는 삶의 단절을 야기함
  • 신경증적 피해의식이 일으키는 문제들
    • '지독한 가려움'에 비유
      • 되고 싶은 모습이 아닌 스스로를 폄하
      • 되고 싶은 모습이 된 남을 폄하
    • 결핍이 만들어낸 욕망의 무의식적 증상
  • 냉소주의를 낳음
    • 헛똑똑이의 마음
      • 아무것도 안 하는 자신을 유지하고 싶은 생존 요소
      • 영구적 회의: 영원히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 냉소주의: 자신 삶의 구경꾼이 되어 슬픔뿐인 삶에 빠짐
    • 큰 슬픔으로 전락할 수 있는 자기파괴적 기쁨
  • 대화에 일으키는 문제들
    • 상대의 언어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게 함(by.비트겐슈타인)
    • 피해의식은 text 너머의 context를 읽지 못하게 함
    • 맥락없는 분노와 적개심으로 인한 급발진: 주변 사람들을 떠나가게 하는 원인
    • 언어는 하나의 의미만을 갖지 않음
  • 권력자의 체제 유지 수단으로 이용됨
    •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었음
    • ex. 갑질
    • 공동체를 파괴함(ex. 나치즘에 빠진 히틀러, 조선에 좋은 감정을 품지 못한 채 친일파가 된 조선인)
    • 파시즘의 씨앗이 되기도 함

 

피해의식을 해결하는 방법  

 

  • 무의식의 전의식화
    • 피해의식의 전의식화 방법: 그에 상응하는 언어 표상과 관련 맺기
    • 기억의 잔재물을 복원해야 함 -> 이를 위해서는 기억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
  • 섬세함을 가져야 함
    • 나에게서 시선을 떼고 너를 살펴보는 일 ->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음
    • 후회와 정신승리 이후 섬세함이 생기면 피해의식을 넘어설 수 있음
  • 신경증은 인간의 마음 상태이므로 없애려고 노력하지 않기
  • 언어규칙을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하기
    • 두려워하는 이와 대화해보며 언어규칙의 이해 높이기
    • 가장 두려운 이 = 가장 사랑받고 싶은 이
  • 두려워하는 이와의 대화를 자주 해봄으로써 이겨나갈 수 있게 노력하기
  • 피해의식의 전이를 막는 법
    •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과 거리두기(단, 일시적인 방법으로 써야 함)
    • 근본적인 해결책: 상대의 피해의식을 쳐낼 수 있는 면역력을 기르기
    • 면역력: 좋은 타자와 자기 성찰로 기를 수 있음
  • 약함을 긍정하지 말기
    • 피해의식은 폭력성을 띰
    • 약한 이들이 악하고 강한 이들이 선하다
    • 악함을 부정: 피해의식을 극복하는 첫걸음
  • 확장된 주인공 시선을 갖기
    • 비평가 시선(자기객관화)
      • 확장된 주인공 시선 -> 자기객관화 -> 사랑
    • 주인공시선(착시)가 확산되지 않게 주의해야 함
    • 나는 타자의 여집합 -> 타자를 통해서 나를 알 수 있음
  • 자의식과잉 넘어서기: 평균(통계)를 통해 극복하기
  • 나쁜 기억 -> 새로운 기억을 만듦으로써 벗어나기
  • 욕망 해소하기: 금기에 직면하기

 

그외 기록해두고 싶은 내용들  

 

  • 절대적인 가해자나 피해자는 없다
    • 절대적 피해자라는 마음: 타인의 고통에 무덤덤해지는 원인
  • 누구나 상대적인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 피해의식의 확대와 재생산은 언론에서 많이 하는 것이다.
  • 의도적 상처와 우발적 상처: 우발적 상처는 의도적 상처 속에 있음
  • 인간의 조건: 나에 대한 주관성, 너에 대한 객관성
  • 사랑의 조건: 나에 대한 객관성, 너에 대한 주관성
  • 타인을 이해하지 말라. 그저 한 사람을 사랑해라
  • 기억은 마음을 지배한다
  • 사람의 상태
    • 독재자: 욕망을 억압
    • 피해자: 근본적으로 독재자와 같은 상태
    • 수도사: 나는 안 하지만 넌 괜찮다
    • 자유인: 나도 해도 되고, 너도 해도 된다.

 

리뷰

 

  1. '피해의식'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보지 않고, 피해의식이 무엇인지/그 원인이 무엇인지/어떻게 해결하면 될지 알려줘서 좋았다.
  2. 피해의식이 굉장히 보편적인 감정임을 알 수 있었다.
  3. 당시 주변에 피해의식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4. 이 피해의식으로부터 나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이 피해의식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5.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글과 그 마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까지 '철학적, 심리적 지식 기반으로' 알려주는 책이어서 좋았다.

 

더 읽어보고 싶은 책 리스트

 

  1.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읽다 만 책이라 다시 읽어봐야 한다)
  2.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심리학 상식 사전(읽는 중)
  3. 칼 융 저서
  4. 비트겐슈타인 저서
 

면도날 | 서머싯 몸 - 교보문고

면도날 | 삶의 위대함을 넘어서는 고귀한 여정!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한 젊은이의 여정을 그린 소설『면도날』. '인간의 굴레에서', '달과 6펜스'와 함께 서머싯 몸의 3대 장편소설 중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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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 카타 우파니샤드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서점에 가면 뒷표지도 안 봤는데(줄거리 확인도 안 했다는 이야기이다)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책들이 간혹 있다. 그런 책들 중 하나가 이 책이었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이 책이 그렇게 눈에 띄었음에도 몇 번을 '애써' 무시했다. 그렇게 3-4번 정도 무시했을 무렵 서점에 갔는데 역시 눈에 아른거리더라. '아, 이 정도면 인연이다. 무조건 읽어야 한다'라는 마음이 생겼고, 그래서 구매하게 되었다.

 

 이건 아주 내적 동기이고,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엔 다른 계기도 있었다. 책 관련 예능에서 배우 문가영이 좋아했던 책들을 소개하는데 나랑 아주 똑같은 취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단테 신곡, 논어 등.. 교보문고를 갔는데, 문가영 추천 도서로 평대에 올라있던 책이 이 책이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내가 당시 깊이 생각하던 주제와 부합하다고 생각되어 구매 후 읽게 되었다.

 

 

등장인물 / 줄거리 요약  

 

  • 래리 대럴: 1차대전 참전 후 고향으로 돌아온 후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인물. 전쟁 중 친구의 죽음을 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백수로 살다가 파리로 건너가 깊은 공부를 해보지만, 파리에서 읽은 책과 공부했던 학문에서 그 답을 찾지 못해 폴란드와 인도 등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 속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책 전반에서 사회 속에 녹아들기보다 세속적인 사회와는 약간 거리가 먼 곳들에서 탐구를 이어왔으나, 결국에는 세속적인 사회로 돌아가겠다는 선택을 한다.
  • 이사벨: 래리의 전 약혼녀. 래리가 파리에서 공부를 마치고 결혼하기를 바랐으나, 래리가 추구하는 인생(물질적 안정이 우선이 아닌)과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물질적인 안정)이 상반되는 것을 깨닫고 돈이 많았던 '그레이'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래리를 잊지 못했나, 소피와 래리가 결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대놓고 화내는 장면이 나온다. 후반부에 몸이랑 이사벨의 대화 내용을 보면, 소피의 죽음에 이사벨의 영향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소피: 래리의 약혼녀. 술과 약에 찌들어 사는 여자.
  • 그레이: 이사벨의 남편. 부자였다가 대공황 이후 몰락한다.
  • 엘리엇: 이사벨의 사촌. 세속적인 성공과 사회적 지위에 집착하며 공허한 인생을 산다.
  • 서머싯 몸(서술자)

 

1장 

 

  • 죽음은 모든 것을 끝내며 따라서 포괄적인 결론이다.
  • 고상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해피엔딩이라고 부르는 것을 비웃어야 한다고 경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  결혼 역시 꽤 괜찮은 마무리 방식이지만, ... 결혼으로써 이제 필요한 이야기는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정상적인 본능이다.
  • 마침내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되면 그들은 생물학적 임무를 완수한 셈이고 이제 관심은 그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 본래 사람은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더군다나 다른 나라 사람을 제대로 알기는 더더욱 힘들다.
  • 사람이란 오로지 그 사람 자체가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역, 처음으로 걷는 방법을 배운 아파트나 농가, 어릴 적 하던 놀이, 자연스럽게 들으며 자란 민간 속설들, 먹는 음식, 공부한 학교, 좋아하는 스포츠, 읽은 시들, 믿는 신 등이 그 사람을 만든다. 이러한 모든 요소가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규정한다. 이것들은 그저 남에게 전해 들어서는 알 수 없고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
  • 엘리엇에 대한 서술
    •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후원해준 남자(엘리엇)가 큰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이 기뻤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들도 아직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사람들과 그가 매우 친밀하게 지낸다는 것이 조금 신경에 거슬렸다.
    • 그들의 화려한 이름이 그로 하여금 그들의 결점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렸다.
    • (사교 모임 속에서 승리감을 느끼는 엘리엇에 대해) 그 모든 것 뒤에는 모험과 영웅 같은 것에 대한 열렬한 동경이 자리하고 있어서, 그 때문에 그가 호리호리한 프랑스인 공작에게서는 루이 9세의 지휘 아래 성지 탈환을 떠난 십자군의 모습을, 여우 사냥을 즐기는 거친 영국인 백작에게서는 헨리 8세가 황금 천 들판으로 갈 때 왕을 수행했던 옛 조상의 모습을 보았던 것 같다.
    • 엘리엇은 광활하고 화려한 과거의 어느 순간을 살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 (래리와 이사벨에 대해) 부러웠다. 그리고 동시에,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상하게도 측은한 느낌이 들었다.
  • 래리와 몸의 대화
    • 몸: 이걸 왜 읽고 있나? - 래리: 모르는 게 아직 많아서요. - 몸: 자넨 아직 젊잖아.
    • 몸: (대학에 입학할 것을 권하며) 경험 많은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으면 더 빨리 많은 걸 깨닫게 되지. 이끌어 줄 누군가가 없으면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어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법일세.
    • 래리: 막다른 골목에 들어가 봐야 제 목표를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 몸: 자네의 목표는 뭔가? - 래리: 그게 문젭니다. 아직 목표를 모르겠어요.
    • 래리에 대한 서술: 어렸을 때부터 항상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온 나로서는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 나는 순간 직감이랄까, 이 청년의 내면에서 혼란스러운 갈등이 요동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 혼란과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어딘지도 모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 (몸이 래리에게 왜 일자리 제안을 승낙하지 않았는지를 물었을 때 래리의 답):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요.
    • 몸: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 사람들은 흔히 작가가 되기도 한다네. - 래리: 저는 그런 재능이 없습니다.
    • 몸: 그럼 뭘 하고 싶은가? 래리: 그냥 빈둥거리고 싶습니다.
  •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거야.
  • 이사벨: 선생님,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할 사람이 없어요. 엄마는 엄마 입장에서만 보려고 하고 ... - 몸: 그게 당연한 거 아닐까?
  • 래리와 이사벨의 대화 
    • 래리: 죽은 사람은, 정말로 죽은 사람처럼 보여. 
    • 래리: 혼자서 하늘을 날다 보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지. 이상한 생각들도 들고 ... 그냥 막연하고, 앞뒤도 안 맞고, 혼란스러운, 그런 생각들.
    • 래리: 뭔가 확실한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마음의 평온을 얻지 못할 것 같아 ... 말로 표현하기가 참 힘들어. 표현하려고 하면 혼란스럽기만 하고, 어떤 땐 이런 생각이 들어. '이런 것 저런 것을 고민하는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내가 거만하고 몹쓸 인간이라서 그런 걸지도 몰라. 나도 남들 가는 길을 가면서, 그럭저럭 세상사에 순응하면서 사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 말이야. 하지만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쌩쌩하던 녀석이 죽은 모습으로 누워 있던 게 떠올라. 그러면 모든 게 얼마나 잔인하고, 얼마나 무의미한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인생이란 대체 무엇인가, 산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가, 아니면 삶이란 눈 먼 운명의 신이 만들어 내는 비극적인 실수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
  • 몸과 이사벨의 대화 
    • 이사벨: (래리를 기다린다는 본인의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탓할 수만은 없어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밉긴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들거든요.
    • 몸: 필경 래리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르고 있을 테니까. 목표를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다면, 그건 래리 자신도 확실히 모르기 때문일 거야 ...그가 뭔가를 찾고 있는데 그게 뭔지 자신도 모르는 게 아닐까? ... 그것(전쟁 중에 겪은 사건 등을 이름) 때문에 생겨난 불안감이 그를 가만 놔두지 않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어떤 미지의 구름 속에 숨겨진 이상을 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 이사벨: 무언가가 래리를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 몸: 그의 영혼을 말이지? 래리는 어쩌면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몰라. 
    • 이사벨: (명랑했던 래리가 변한 것에 대하여)도대체 뭐가 그를 변하게 만들었을까요?
    • 몸: 때로 인간은 아주 작은 무언가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눈앞의 사건과는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방향으로 생각이나 기분이 흐르기도 하지 ... 
      • 만성절(망자의 날)에 묘지 미사 때 몸이 느꼈던 것에 대한 진술: 그 작은 십자가들(묘비) 아래 누워 있는 사람들이 살아 있는 우리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 나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어.
      • 전투가 끝난 뒤 프랑스 병사들의 시신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몸이 느꼈던 것에 대한 진술: 마치 극다닝 망한 후라 이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져서 먼지 가득한 구석에 쌓여 있는 꼭두각시 인형들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거야. 래리가 너한테 했다는 그 말 있지, 죽은 사람은 정말로 죽은 사람처럼 보인다는... 그때 나도 그런 느낌이었어.

 

2장 

 

  • 엘리엇에 대한 묘사: 엘리엇은 상냥한 표졍을 지으면서 속으로는 사교적인 가치가 전혀 없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 (가십거리)가 재밌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 이사벨이 래리에게 느끼는 마음: 래리와 있으면 그 누구와 있을 때보다도 편하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하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에 막연한 불안감도 있었다.
  • 이사벨과 래리의 대화
    • (파리에 와서 인문학을 공부했다는 래리의 이야기에 대한 이사벨의 반응): 그런 것들을 배워서 뭐하려고 그래?
    • 래리: 지식을 얻는 거지.
    • 래리: 어쨌든 지금은 돌아갈 수 없어. 이제 막 뭔가 조금식 보이려고 하니까.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정신세계가 나를 부르고 있어. 난 그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해.
    • 이사벨: 거기서 뭘 찾고 싶은데? 
    • 래리: 내 의문에 대한 대답들.(신의 존재 유무, 세상에 왜 악이 존재하는가, 내게 불멸의 영혼이 있는가, 현생에서 끝인가...)
    • 이사벨: 하지만 래리, 그런 질문들은 수천 년 전부터 사람들이 물어 온 것들이잖아. 만일 해답이 있다면 벌써 밝혀졌을 거야 ... 2학년 쯤에나 한창 몰두하는 것들이잖아. 대개 사람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그런 건 잊어버린다구.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니까 ... (그 질문에 대한 답을 10년이 걸리더라도 찾아내겠다는 래리의 말에) ... 그럼 그다음엔 어쩔 건데? 그런 것들을 알아낸 다음엔? 
    • 래리: 내가 해답들을 얻는다면, 그걸로 무엇을 할지도 알 수 있을 만큼 지혜로워지겠지.
    • 이사벨: (미국의 전망에 대해 밝게 이야기하며)아, 물론 당신도 나름대로 뭔가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결국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가? 일종의 고된 나태함에 불과한 게 아닐까?
    • 이사벨이 이야기하는 본인의 인생관: 래리, 난 제대로 살고 싶어.(물질적으로 풍족한 삶)
    • 이사벨: 대체 무얼 위해서? 해결할 수 없다고 당신 스스로도 말한,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차직 위해서/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사람은 일을 해야 해. 그게 사람이 태어난 이유야. 그래야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어.
    • 래리: 내가 제안하는 삶(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인생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인생)이 당신이 생가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풍성한지 설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신적 세계를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즐겁고, 얼마나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지 당신에게 알려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끝없는 즐거움이고, 말로 형언하기 힘든 행복이야. 
    • 이사벨: 하지만 래리, 그거 알아? 당신은 나한테 맞지도 않는 삶을 요구하고 있어. 내가 관심도 없고, 또 관심을 갖고 싶지도 않은 삶 말이야 ... 지금 시간이 있을 때 삶을 즐기고 싶어.(물질적인 풍요를 원한다는 맥락). 당신히 말하는 삶은 시시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야. 제발 부탁이니, 당신 자신을 위해서 포기해. 래리, 당신은 남자니까 남자다운 일을 하란 말이야.
    • 래리: (미국으로 돌아가자는 이사벨의 말에) 안 돼, 그럴 수 없어, 이사벨. 그건 내게 죽음과도 같아. 네 영혼에 대한 배신이야.
  • 래리와의 파혼 후 이사벨과 몸의 대화
    • 몸: 래리가 아무것도 안 할 거라고 말한 것 기억하지? 그가 이사벨하테 한 말이 사실이라면, 그 아무것도 안 한다는 말은 사실 대단히 치열한 공부를 뜻하는 것 같아.
    • 이사벨: 뭔가 생산적인 일에다가 그만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 몸: 세상엔 이상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 범죄자가 그만한 노력과 영리함과 자원과 인내심을 다른 정직한 일에 쏟는다면 남부럽지 않은 위치에 올라 꽤 잘살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태어나길 그런 사람으로 태어난 거야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열망에 너무 강하게 사로잡혀서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어쩌질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 그들은 어떻게든 그 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 그 열망을 충족시키려면 다른 모든 걸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거고.
    • 이사벨: 래리가 죽은 옛날 언어들을 배워서 뭐하려고 그럴까요?
    • 몸: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지식 그 자체를 갈망하기도 해. 그건 멸시당해야 하는 욕망은 아니야.
    • 이사벨: 하지만 아무 데도 쓸 곳이 없는 지식을 얻어서 뭐해요?
    • 몸: 꼭 그런 건 아니야. 안다는 것 자체에서 만족을 느끼기도 하니까 ... 그리고 그건 뭔가 더 심오한 것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단계일 수도 있고 
    • 이사벨: 그가 지식을 얻고 싶어 했다면 왜 전쟁에서 돌아왔을 때 복학하지 않았을까요/ 넬슨 박사님도 우리 엄마도 그렇게 하라고 충고했는데.
    • 몸: 내가 어렴풋이 느끼기엔, 래리는 자기가 뭘 추구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어. 하지만 대학에서는 그걸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배움의 길에는 무리와 함께 다니는 늑대도 있지만, 혼자 외로이 걷는 늑대도 있는 법이야. 래리는 스스로 혼자만의 길을 가는 게 맞는 타입인 것 같아.
    • 이사벨: 래리가 옆에 없을 대는 괜찮은데, 함께 있으면 제 마음이 약해져요 ... 견디기 힘들 만큼 고통스럽진 않지만 계속 느껴지고 신경 쓰이는, 그런 거요. 
    • 이사벨: 상식이라는 게 그렇게 큰 공감을 얻을 만한 멋질 건 아니잖아요?
    • 몸: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면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야. 부름을 받는 사람이야 많지만 선택받는 자는 아주 적지.
    • 이사벨: (파혼한 것에 대해)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할까요?
    • 몸: 래리를 죽도록 사랑해?
    • 이사벨: 잘 모르겠어요. 그를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그래요. 그러면서도 그를 애타게 바라는 마음은 변함없고요.
    • 몸: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이런저런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지독하게 괴로워하면서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것처럼 생각해. 하지만 바다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면 놀라게 될 걸. 사랑은 항해에 서투르기 때문에 바다에 나서면 약해지지 ... 배를 타기 전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만 같던 아픔도 실은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지 깨닫게 될 거야.

 

3장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갖가지 이유를 만들어 내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킨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결혼이 불행한 결말로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엘리엇에 대한 묘사: 폴 바턴이 들어가려는 사교계는 엘리엇이 끈질긴 인내와 노력으로 뚫고 들어갔던 그 사교계가 아니었다 ... 폴 바턴은, 엘리엇이 굳은 결심으로 수년 동안 노력하여 성취했던 것들을 단 몇 주일 만에 이뤄 냈다.
  • 엘리엇이 과거에 했던 말과 달라진 (작품 속의) 현재에 대한 말: 훌륭한 미국인이 죽으면 가게 된다는, 그 파리는 결코 아니었다.
  • 엘리엇의 생각이 바뀌었음을 나타내는 대목들
    • 번잡하고 속된 세상사에 너무 지쳐서 말입니다. 저도 이제 자연의 아름다움을 좀 즐기며 살아야 할 나이가 되지 않았습니까.
    • 엘리엇은 언제나 자연은 사교계 생활의 방해물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며... 
    • 유혹만큼 뿌리치기 어려운 것이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 엘리엇이 교외 지역에 온 이후) 그때부터 엘리엇 생에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가 시작되었다.
    • 엘리엇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감탄한 점은, 그가 신분 높은 인사들을 대할 때 우아함과 예의를 한껏 갖추면서도,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난다고 가르치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독립적이고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 엘리엇의 편지 중: 체념할 것은 체념하고 용기 있는 태도로 불가피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품위 있는 집안의 자손일수록 그에 어울리는 책임과 도리를 다해야 하니까요.

4장 

 

  • 이사벨: (대공황 이후 가난해진 상태에서) 지금 제 수입은, 래리가 청혼했을 때 갖고 있던 수입과 비슷해요. 지금은 아이 둘까지 키우는걸요.
  • 정말 모든 게 무너졌을 때, 더 이상 살아갈 의미도 없다고 느껴졌어요. 정말이지, 미래고 뭐고 암담하기만 했어요. 한 2주 동안은 처참한 기분에 빠져 있었죠. 모든 걸 잃어버리고, 더 이상 낙도 없을 것만 같고, 좋아하던 모든 걸 잃어버리고, 더 이상 사는 낙도 없을 것만 같고, 좋아하던 모든 것들과 헤어져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2주쯤 지나고 나니 결국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래, 다 잊어버리자. 과거에 대한 미련 같은 것. 다시는 떠올리지 말자.'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했어요. 지금도 미련은 없어요. 가졌을 때 충분히 즐겼고, 이젠 없으니 그뿐이고, 그렇게 생각해요.
  • 몸과 이사벨의 대화
    • 몸: 가끔 래리를 보면 그럴듯한 연극에서 자신의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훌륭한 배우 같다는 생각이 들어.
    • 이사벨: 갑자기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가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이상하게 변했을까요?
    • 몸: 우리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진부하고 흔한 무언가가 아닐가?
    • 이사벨: (그레이에 대한 이야기) 그이를 진짜 사랑했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사랑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구요. 마음속 깊이 래리를 갈망했지만, 눈앞에 안 보이니까 그럭저럭 버틸 수 있더라구요. 선생님이 그러셨죠? 드넓은 바다가 가로놓여 있으면 사랑의 고통도 어느 정도는 누그러든다고. 그땐 참 냉소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맞는 얘긴 것 같아요.
    • 이사벨: (래리를 보는 게 고통이면 안 보는 게 현명하지 않겠냐는 몸의 질문에) 하지만 그건 천국과도 같은 고통인걸요.
    • 이사벨: 저는 인간이고 아이들도 하나의 인간으로 대한다구요. 애들이 인생의 전부인양 애지중지하면 애들 버릇만 나빠져요.
    • 욕망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걸 충족시키는 거잖아요.
    • 사랑에 빠진 용감한 연인이여. 당신은 결코 입 맞출 수 없으리라.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기만 할 뿐 - 존 키츠
    • 성적인 열정 없이 사랑이 존재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지. 간혹 열정이 죽은 후에도 사랑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사랑아 아닌 다른 무엇, 일테면 애정이나 온정, 혹은 취향이나 관심사의 공유 아니면 습관 등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거야
    • 사랑이 열정이 아니라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다른 것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거야. 그리고 열정은 서로 만족할 때 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장애가 있을 때 더욱 커지는 법이지
    • 래리에 대한 네 사랑도, 너에 대한 래리의 사랑도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만큼이나 자연스럽고 단순한 거야
    • 너희 둘 사이엔 열정이 개입되지 않았어 ... 열정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 열정은 파괴적인 거야 ... 열정은 무언가를 파괴하지 않으면 소멸해 버려 ... 껌 한 쪽만도 못한 상대에게 영혼을 전부 쏟아부었음을 깨닫는 비참한 순간이 찾아오는 거지.

 

5장 

 

  • 정숙해 보이는 여자일수록 묘하게도 외설스러운 것들을 많이 알고 있는 법이다.
  • 남편과 아기가 죽었을 때 소피는 세상이 끝난 것처럼 느껴졌을 거야. 그래서 자신이 어떻게 될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술과 난잡한 성교라는 끔찍한 타락으로 스스로를 내몬 거지. 자신을 그렇게 잔인하게 대한 삶에 복수하기 위해서 말이야 ... 천국 같은 생활을 하다가 그것을 잃게 되니까 보통 사람들이 사는 보통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좌절해서 지옥으로 곤두박질친 거야.
  • 선에서 갑자기 악이 툭 튀어나올 수는 없죠. 악은 예전부터 항상 그 자리에 있었어요. 그걸 잘 막아 두고 있다가 차 사고로 그 방어막이 깨지면서 본래의 모습이 나온 것뿐이에요.
  • 나는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노라. 싸울 만한 상대가 없었기에. 자연을 사랑했고 그 다음으로 예술을 사랑했노라. 삶의 불에 두 손을 녹였노라. 불길이 꺼지려 하니, 나는 이제 떠날 준비가 되었도다. - 랜더(영국 작가)
  • 래리: (소피가 문란한 사람이라는 걸 얘기하는 이사벨에게) 그렇다고 해서 나쁜 여자라고 할 순 없지. 존경받는 사람들 중에서도 술을 좋아하고 아무하고나 자는 사람도 많아. 물론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는 없지.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처럼 말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군. 난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사람, 혹은 불친절한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하거든.
  • 몸: 네가 래리를 포기한 건 다이아몬드와 모피 코트 때문이었잖아.
  • 그는 지금 인간의 가슴을 붙잡는 가장 강력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으니까.
  • 결국 예수는 지고 말았어. 마귀는 옆구리가 아프도록 웃어 댔지. 사악한 인간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죄를 범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야.
  • 난 단지 자기 확신이 얼마나 강력한 열정이 될 수 있는지 알려 주고 싶었을 뿐이야. 정욕도, 굶주림도 그 옆에서는 아주 하찮은 영역이 되어 버리지. 자기 확신에 사로잡히면 그것으로 자신의 성격을 완전히 단정 짓게 되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갈 수도 있어. 그 확신의 대상은 중요하지 않아 ... (자기 확신은) 그 어떤 술보다도 중독성이 강하고, 그 어떤 사랑보다도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또 그 어떤 악덕보다도 강력하고 매혹적이야. 사람은 자신을 희생시키는 순간 하나님보다 훨씬 더 위대한 존재가 되지. 왜냐면 전지전능한 하나님도 자신을 희생시키진 못했으니까. 
  • 순수한 아이로만 알고 있던 여자가 타락한 것을 보고 그 여자의 영혼을 구하고픈 욕구에 사로잡힌 거야 ... 래리에겐 그런 냉혹함이 없지. 성자라고 해도 영광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하는 그런 냉혹함 말이야.
  • 기독교가 일으킨 잔인한 전쟁들과 박해, 기도교도들이 기독교도들에게 가한 고문, 몰인정, 위선, 편협 등을 보면서 마귀는 흡족한 얼굴로 손익을 따져 보고 있지 않을까? 인류에게 죄의식이라는 쓰디쓴 짐이 지워졌다는 사실, 그 죄의식 때문에 별이 빛나는 아름다운 밤이 캄캄해지고 잠시 스쳐가는 이 세상의 쾌락들에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마귀는 킬킬거리면서 이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아무리 마귀라도 인정할 건 인정해 줘야지.'
  • 래리가 그 오랜 시간 동아 무엇을 찾아다녔는지 -  철학이나 종교 그리고 머리와 가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인생의 규칙 같은 것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데.
  • 인생을 최대한 쓸모 있게 사는 법, 그것보다 더 실용적인 게 있을까?
  • 소피: 막상 결혼 날짜가 다가오니까 예수 그리스도 같은 그 사람(래리)한테 막달라 마리아가 되어 줄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 어쨌든 사는 게 엿 같잖아요. 그걸 잠시나마 잊게 해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연히 누려야죠.
  • 모든 종교는 그 지도자들이 사람들을 멋대로 조종하기 위해서 꾸며 낸 음모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죠.
  • 아무리 종교를 비웃더라도 임종이 다가오면 신앙과 화해를 꾀한다. 신앙은 그들의 피와 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 얼마나 신앙이 절박하기에, 얼마나 불같은 욕망이기에 삶의 기쁨과 젊은 나이에 즐길 수 있는 쾌락 혹은 관능의 만족 따위를 모두 포기하고 신에게 헌신하는 길을 택했을까?
  • 주인에게 충성을 바치는 훌륭한 하인이었으니, 하나님도 그런 잘못된 생각쯤은 너그럽게 봐주실 거야.
  • 엘리엇 템플턴 씨는 하느님과의 선약 때문에 노베말리 공작 부인의 친절한 초대에 응할 수 없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6장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대목) 

 

  • 이 장을 건너뛰어도 줄거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대화가 없었더라면 나는 이런 책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란 점을 분명히 밝혀 두겠다.
  • 걱정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더군요. 가끔은 그것이 가장 끈질긴 인간의 고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어떤 깊은 동물적 본능, 즉 인간이 삶에 대한 전율을 처음 느낀 원시 생명체로부터 물려받은 동물적 본능을 기인한 것은 아닐까?
  • 유럽에서 수많은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봤는데도 제가 찾는 것에 조금도 가까이 가지 못한 것 같았거든요.
  • 정신적으로 수렁에 빠진 기분이 들거나 한동안 추구하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나면 그런 일을 하는 게 도움이 되더군요.
  • 신부와 래리의 대화
    • 신부: 이런 책에서 찾고자 하는 게 뭡니까?
    • 래리: 그걸 알았다면 지금쯤은 적어도 그것을 찾고 있겠죠.
    • (중략)
    • 신부: 그럼 4년 동안 책을 읽었단 말입니까? 그래서 무엇을 얻었습니까?
    • 래리: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 래리와 몸의 대화
    • 래리: 죽은 사람을 제 눈으로 직접 보게 됐어요. 수치심이 밀려들더군요.
    • 몸: 수치심?
    • 래리: 그렇습니다. 수치심.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혈기왕성하고 선량하던 사람이 애당초 살아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엉망진창의 고깃덩어리로 변해 버린 겁니다. 
    • (몸이 의대 시절에 시신을 보며 했던 생각): 그들의 모습이 너무 하찮게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 래리: (죽음을 목격한 후) 그날 밤, 저는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저도 그렇게 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건 아니에요. 그보다는 화가 나더군요. 제가 견딜 수 없었던 건 부당함이었어요 ...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종류의 일은 도저히 할 수 없었어요. 너무 하찮게 느껴졌꺼든요 ... 끊임없이 자문했죠. 삶의 목적이 무엇일까? 내가 살아 돌아온 건 단지 운이 좋아서였잖아요. 그래서 제 삶을 십분 활용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죠. 그 전까지는 저는 신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때부터 신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왜 이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 배움을 얻기 위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죠.
    • (여러 작가의 책을 읽었으나) 그런데도 아무런 답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 수도원 생활과 하나님에 대한 래리의 이야기
      •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저한테 꼭 맞는 생활이었거든요.
      •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그토록 활동적으로 사고를 하는데도 계속 휴식을 취하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위해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하지만 그건 그리 가치 있는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수사들이 암송하는 주기도문을 듣고 있으면 저들은 어떻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꾸준히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 아버지가 음식을 준다고 해서 고마워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죠. 오히려 낳아 놓고 제대로 못 먹이거나 안 먹이면 우린 그런 사람을 비난합니다. 전능하신 창조주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물질적으로든 영적으로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제공할 준비가 안 됐다면 그들을 창조하지 말았어야죠.
      • 하느님이 대놓고 칭송받길 원한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었죠. (사람들도 아부하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런데 하느님이라고, 집요하게 아첨해서 교묘하게 구원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을 좋아할까요? 하나님 역시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가장 유쾌한 숭배 방식으로 여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죄악에 대한 선입견과 타협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죠. 
      • 나쁜 버릇은 주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유전적인 요소나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서 오는 거잖아요. 그들의 범죄가 사회의 책임이 아니라고, 그들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 (하나님이 없는 곳이 지옥이라고 생각했던 과거 이야기를 한 후) 하지만 그게 지옥이라고 불릴 정도로 견딜 수 없이 지독한 수준이라면, 선량하신 하느님이 어떻게 그런 벌을 내릴 수 있는 겁니까?
      • 죄를 지을 수 있는 존재로 창조했다면 그건 하느님이 의도했기 때문이겠죠.
      •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대체 악은 왜 창조한 겁니까?
      • 수도사들은 자기 안에 있는 사악함을 무너뜨리고 유혹에 저항하며, 고통과 슬픔과 불행을 하나님이 정화를 위해 내리는 시련으로 받아들이면, 결국 하나님의 은총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했죠. 그건 마치 심부름을 보내면서 험난하게 만들기 위해 복잡한 미로르 만들고 해자를 두르고 마지막으로는 벽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닙니까?
      • 이 세상을 창조하지 않았지만 악행을 발견하면 최선을 다해 바로잡는, 인간보다 훨씬더 선량하고 현명하고 위대한 신을 믿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죠.
      • (수도원)에 있던 착한 신부들은 이렇게 혼란스런 의문들에 대해 머리로든 가슴으로든 만족하 수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더군요. 그곳은 제가 찾던 곳이 아니었던 겁니다.
      •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신은 신이 아닙니다. 어느 누가 무한한 존재를 말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 대다수가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진리라는 보장은 없지.
      • 하지만 영혼 뿐 아닐 육체도 그 사람의 일부 아닌가?
      • 자신이 겪는 악이나 불행은 비교적 쉽게 견딜 수 있죠.
      • 하지만 그렇다면 왜 신은 처음부터 고통이나 불행이 없는 세상을 창조하지 않은 거지?
      • 결국 자신의 영혼에서 위안과 용기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어떤 대상을 숭배하고자 하는 욕구가 잔인한 신들에 대한 기억의 잔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 종교를 구원의 필수 조건인 것처럼 더벌리던 종교 창시자들에 대해 서글픈 마음을 갖고 있어요.
      • 인식이라는 수단은 인간의 가장 귀한 능력, 즉 이성이니까요.
    • 이 세상에서 느끼는 만족은 덧없는 것이며, 오직 무한한 존재만이 지속적인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대답하더군요. 하지만 끝없이 존속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더 좋아지지는 않으며 하얀 것이 더 하얘지지는 않죠.
    •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러니 무언가에게 영원한 존속을 요구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겠죠. 하지만 그것이 존재할 때 그 안에서 기쁨을 취하지 않는 것은 훨씬 더어리석은 거예요.
    •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순 없어요.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니까. 하지만 다른 강물에 들어가도 그것 역시 시원하고 상쾌한 건 틀림없어요.
    • 세상 속에 살면서 이 세상의 만물을 사랑해야 할 것 같았어요.
    • (인생에 대한 질문) 애초에 해답이 없었을 수도 있고 제가 모자라서 끝내 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죠.
    • 절대자가 이 세상에 그 자신을 현현했을 대 선과 악이 본질적인 상관관계를 갖고있지 않았을까 하는 거예요.
    • 우리가 이 세상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도 오직 악과 결합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최대한 이용해라.
    • 이후 래리와 몸의 대화
      • 래리: 여기서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 미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 몸: 뭐하러?
      • 래리: 살러요.
      • 몸: 어떻게?
      • 래리: 인내를 갖고 평온하게, 자비롭게, 욕심 없이 그리고 금욕적으로.
      • 몸: 금욕은 왜? 자넨 아직 젊잖아. 인간이 가진 가장 동물적인 본능을 억제하려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일까?
      • 래리: 성적 탐닉은 쾌락이긴 해도 욕구는 아니었습니다 ... 성적 금욕이 정신력을 크게 강화해 준다는 거죠.
      • 몸: 내 생각엔 육체적인 요구와 정신적인 요구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게 지혜로운 일인 것 같은데.
      • 래리: 인도인들이 생각하기에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에 있는 겁니다. 그들은 (물질적인 길)이 결국 파멸로 향하는 길이라고 말하죠.
      • 몸: 글머 미국이, 자네가 앞서 말한 미덕들을 실행하기에 적절한 곳이라고 생각하나?
      • 래리: 오히려 돈을 갖고 있으면 전부 써 버리죠 ... 우리에게 돈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성공의 상징에 불과하죠 ... 저는 인간이 세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이상이 자기완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몸: 고귀한 이상이지, 래리.
      • 래리: 그렇다면 그것을 추구하려 노력하는 게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요?
      • 래리: (몸이 이야기하는 현실의 벽에 대해) 시도는 할 수 있잖아요. 물레도,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도 한 사람이었어요.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작게나마 영향력을 갖고 있게 마련이죠 ... 한 인간이 고결하고 완벽해지려면 그런 성품의 영향력이 널리 퍼져서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그사람에게 이끌리게 됩니다
      • 래리: 물론 영향이라고 해봐야 ... 아주 미미할 겁니다. 하지만 하나의 물결은 또 다른 물결을 일으키고, 그것은 다음 물결로 이어지죠.
      • 몸: 자네가 설계한 그런 삶을 살려면 금전적으로 자유로워야 할 텐데.
      • 래리: 아뇨. 오히려 금전적인 자유는 제가 설계한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 겁니다.
      • 래리: 저는 몸으로 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 (스피노자의 육체 노동 일화를 들며) 그런 일은 틀림없이 스피노자의 지적 활동에 도움이 됐을 겁니다. 고찰이라는 힘든 작업에서 잠시나마 주의를 돌릴 수 있었을테니까요.
      • 몸: 자네, 돈의 가장 중요한 용도가 뭔지 잊은 모양이군. 그건 바로 낭비할 시간을 절약해 준다는 거지.
      • 래리: 선생님에게는 돈이 자유를 의미하지만 저한테는 속박이 될 뿐이죠.

7장

 

  • 이사벨이 소피가 죽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걸 암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룸(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음)
  • 몸: 누군가를 정말 좋아하면 그 사람의 잘못을 비난하긴 해도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식지는 않거든.
  • 래리는 자신의 바람대로 떠들썩하고 소란스러운 인간 집단에 흡수되었다.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괴로워하고 세상의 혼란 속에서 방황하며, 선을 강렬히 소망하면서도 외부에 대해서는 독단적이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소심한 인간들, 친절하지만 까다롭고, 남을 잘 믿으면서도 의심이 강하며, 야비하면서도 너그러운 미국인들 속에 흡수되어 버렸다. 
  • 결국 내가 등장시킨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 원하는 바를 얻지 않았는가?

 

 

리뷰

 

  1. "나는 독자들에게 정해진 결론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1장에 언급해뒀는데, 결말이 진짜 그렇게 끝난다. 그러니까, 열린 결말이란 말이다.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는다. 
  2. 이야기 흐름에 집중하기 보다, 각 인물들이 인생을 대하는 방식(살아가면서 하는 선택)에 집중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3. 1에서도 말했듯이 '이렇게 살아라~'라는 조언을 주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더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4.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작가 개인의 메시지도 아주 없지는 않은 듯하다. 너무 세속적으로 사는 삶을 지양하라는 메시지, 너무 일과 사회를 멀리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았나 싶다.
  5. 이 정도면 고전 중에서 나름 술술 읽히는 쪽에 속하지 않나 싶다. 고전을 찾는 사람 중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댈 수 있는 다양한 케이스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 대놓고 답을 주지는 않지만, 다양한 케이스를 보며 내 답을 찾는 데에 나름 도움이 될 것이다.
  6. 리뷰보다는 생각해볼 만한 곳에 대한 이야기: 엘리엇이 폴 바턴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 대한 기타 묘사(203페이지)를 참고해보자.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잘나가게 되면 그 속에서 나오는 감정이 있는 것 같다. 한때 자신보다 못났던 사람의 현재(잘된 상태)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기저에 있는 것 같다.
  7. 철학에 묻고자 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철학(내지 종교)의 입장들이 굉장히 집약되어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유신론과 무신론 / 기독교 - 고대 그리스 철학 - 인도(동양) 철학/ 이상주의자 - 현실주의자 / 돈이 자유를 주는 존재인가 - 속박을 주는 존재인가 / 실존 탐구의 필요성을 느끼는 자 - 그렇지 않은 자(세속적이거나 현실적이거나)
  8. 여러 사람의 인생을 넘나들며 독자로 하여금 삶에 대한 깊은 탐구를 이끌어내는 작품.
  9. 작가의 다른 작품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달과 6펜스도 곧 읽어볼 예정.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교보문고

가난한 사람들 |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탄생을 알린 기념비적 첫 소설 불평등한 사회의 거대한 구렁텅이 속에서 핍박받고 소외당한 사람들의 가난과 고통을 통해 들여다본 참된 삶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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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

 

 

지하로부터의 수기

지하로부터의 수기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교보문고지하로부터의 수기 | 새로운 형식을 실험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문제적 소설!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지하로부터의 수기

fuegoxlibre.tistory.com

지난 포스팅에서 읽은 지하로부터의 수기라는 작품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읽은 후 바로 두꺼운 책을 읽기는 너무 부담스럽고, 단편은 너무 짧아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비슷한 두께를 지닌 가난한 사람들을 읽게 되었다. 서간체라는 형식이 신선하게 와닿아서 더 읽고 싶어졌다.

 

바렌카의 일기장  

 

  • 우리는 그의 눈물을 기다리고, 그의 눈물을 원했던 것이다.
  • 나는 책의 무게로 휘어진 긴 책꽂이를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 나는 왠지 '지나치게' 솔직하고 정직해졌다. 열정과 이상한 환희에 사로잡힌 나는 그에게 모든 걸 고백했다... 나는 배우고 싶었고, 무언가 알고 싶었고, 내가 소녀나 어린애 취급받는 데에 화가 났었다고... 거듭 말하지만, 그때 나는 기분이 아주 이상했다. 마음이 부드러워졌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나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모조리 얘기했다. 그를 향한 나의 우정과, 그를 사랑할 뿐 아니라 그와 함께 살며 그를 위로하고 편하게 해 주고 싶다는 소망 따위를.
  • 이 고통스럽고도 달콤한 한밤중의 만남을 가지는 동안 우리가 무슨 애기를 주고받았는지 정말 기억나지 않는다... 머리에 떠오르고, 가슴에서 우러나오고,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행복했다... 아아, 슬프고도 즐거운 시간, 모든 것을 함께한 시간이었다. 그 시절을 회상하면 지금도 슬프고 즐겁다.
  • 추억이란 즐거운 것이든 슬픈 것이든 항상 고통스러운 법이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하지만 그 고통은 달콤하다. 마음이 무겁고 아프고 괴롭고 슬퍼질 때 추억은, ... 우리의 마음을 상쾌하고 활기차게 한다.
  • 그가 내게 공부를 가르쳐 준 수고는, 나의 우정이 아니면 그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빚으로 영원히 남겨 두고 싶었다.
  • 73-78p
    • 행복했던 나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러한 나날은 오직 신만이 그 끝을 알 수 있는 슬픔, 쓰라린 슬픔으로 바뀌었다.
    • 마치 관 속에서 울리는 듯한 그의 목쉰 소리는 비좁은 방에서 공허하게 맴돌았다. 
    • 그의 신음 소리는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 내 마음은 고통으로 천 갈래 만 갈래 찢겨 나갔다.
    • 그의 산산이 조각난 소리의 파편에 불과했고, 나는 다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 그날의 하늘은 죽어 가는 사람의 가엾은 생명처럼 슬프고 애처로웠다.
    • 가느다란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리고, 차갑고 더러운 빗물이 줄지어 흘러내렸다. 모든 것이 흐리고 어두침침했다.
    • 창백한 낮의 햇살이 겨우 방 안으로 흘러 들어왔으나 성상 앞에 밝혀놓은 가물거리는 등잔불만도 못했다.
    • 나는 미래의 예감과도 같은 어떤 공포에 사로잡혔다.
    • 나는 마지막 남은 친구인 어머니를 마치 죽음에 넘기지 않으려고 애쓰듯이 부둥켜안았다.
    • 병을 앓는 동안 줄곧 나는 죽어야만 하고, 반드시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 가장 좋은 순간이면 왠지 항상 슬퍼진답니다.
    • 제 느낌이 병적이고 신경질적이어서 제가 받는 인상 역시 병적인가 봐요.

 

사회 / 세상에 대하여 

 

  • 그가 말하길 시민의 중요한 미덕은 돈을 버는 재주라고 하더군요.
  •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삼손 브이린들이, 그런 불쌍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 모든 직급마다 그 직급에 맞는 질책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연히 질책의 방식도 가지각색이기 마련입니다.
  • 이 세상이 유지되는 이유는, 서로 모범을 보이고 우리 각자가 다른 사람을 질책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런 예방책이 없다면 세상은 존립하지 않을 테고, 질서도 없을 겁니다.
  • 사람은 이따금 사람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음을 감추고, 때때로 어디든 얼굴을 내미는 일을 두려워합니다. 그건 험담을 두려워하고, 세상의 온갖 시시콜콜한 것들이 욕설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 훌륭한 사람은 황야에 내던져지고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이 저절로 들어옵니다.
  • 어째서 어떤 사람에겐 태어나기 전부터 눈먼 행복이 예정되어 있고, 다른 이에겐 양육원에서 이 세상으로 곧장 나와야 하는 가혹한 삶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가난한 사람에 대하여 

 

  • 가난한 사람은 변덕스러워요. 태어날 때부터 그렇습니다.
  • 가난한 사람은 성격이 까다롭습니다.
  • 이 세상을 남과 다르게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흘끔흘끔 곁눈질하고,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혹시 누가 자기 말을 하진 않는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곤두세웁니다.
  • 가난한 사람은 모든 속내를 속속들이 뒤집어서 보여 줘야 하고, 또 가난한 사람은 성스러운 뭔가를, 그 어떤 자존심도 가져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 왜 가난한 사람들은 이 모든 걸 알고, 또 그렇게 생각할까요? 왜 그럴까요? 바로 경험을 통해 아는 겁니다.
  • 가난한 사람 역시 누군가가 자신의 비좁고 초라한 집을 들여다보고, 심지어 가족 관계마저 미주알고주알 알려 하는 걸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습니까? 나는 꼬마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했습니다.
  • 이런 쪽지를 가지고 다니는 이 불쌍한 꼬마는 무엇을 배울까요? 마음만 거칠어지겠지요.
  •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이 스스로의 불행한 운명을 큰 소리로 한탄하는 걸 싫어합니다.
  • 가난한 사람들이 성가시고 지긋지긋하게 끈질기다는 거죠! 정말 가난은 언제나 끈질깁니다. 굶주린 사람들의 신음 소리가 부자들의 잠을 방해하는 걸까요!

 

바렌카의 노스텔지어 

 

  • 제 추억 속에는 자신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무작정 저를 강하게 사로잡습니다.
  • 몇 시간씩 주변의 모든 것들에 무감각해지고, 현재의 모든 일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 현재의 제 생활에서 기쁘거나 괴롭거나 슬픈 모든 인상은 제 과거에서 그와 비슷한 무언가를 생각나게 하고, 무엇보다 자주 저의 어린 시절, 그 황금 같던 사건을 떠오르게 합니다!
  • 하지만 그런 순간이 지나면 언제나 마음이 괴로워져요. 몸은 왠지 허약해지는 것 같고, 공상이 저를 지치게 합니다.
  • 어린아이였을 때, 저는 이미 많은 것을 체험했습니다.
  • 163-167p
  • 제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릴 때면 너무 무섭습니다.

 

바렌카에게 마카르 제부시킨이란

 

  • 저는 마음이 슬퍼지면 뭐든지 지껄이기를 좋아해요. 약인 셈이죠. 특히 가슴속에 있는 것을 모두 지껄이고 나면 금세 마음이 가벼워진답니다.
  • 당신이 저를 기쁘게 해주려고 했던 모든 것들이 이젠 저를 슬프게 할 뿐이고, 무익한 후회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 당신의 선량한 마음씨와 신중함을 존경해 왔는데, 그런 당신이 돌연 이전과 전혀 다른 분별없는 생활에 빠지시다니요.
  • (제부시킨이 바렌카를 위해 감수한 것들)이 모든 것을 숨기면서 당신은 더 나쁜 길을 선택했습니다.
  • 당신은 제게 당신의 불행의 원이라는 걸 모르게 하려고 애쓰셨지만, 이제 그 진실은 제게 두 배의 고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불행을 제가 당신께 안겨준 겁니다. 이 모든 것이 저를 괴롭히고 낙담하게 합니다.
  • 저를 안심시켜 달라고 강요하듯 쓰는 까닭은,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제 마음에 그 무엇으로도 지워 버릴 수 없는 당신을 향한 우정과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며, 당신을 사랑했던 것이 전혀 경솔한 짓이, 전혀 분별없는 짓이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 이 사건은 당신 말고 아무도 모르니 실상 없었던 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자신의 백발이 애처롭지 않으신가요?
  • 당신은 정말 몸을 망칠 겁니다. 하찮을 일로 몸을 망칠 거예요! 얼만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인가요!
  • 나의 소중한 친구여, 적어도 저 자신을 위한 다른 길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 9월 30일

 

나의 바렌카,  나의 천사여 

 

  • 당신은 활짝 핀, 정말 활짝 핀 꽃처럼 싱싱합니다. 다소 안색이 창백하긴 해도 활짝 핀 꽃입니다.
  • 당신이 바로 내 가까이에 살면서 날 위로해 주니 나는 두 배의 삶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 당신은 저를 사랑하기 때문에 감추는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 바렌카의 편지 중
  • 나에 대한 당신의 존경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잠시 무질서한 생활에 휘말린 지금도 내게 위안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 천사를 사랑하듯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헤어질 수 없어서 당신을 내 곁에 붙잡아 두고자 당신을 속였습니다.
  • 솔직히 말해서 나를 옥죄는 것은 빚과 형편없는 옷입니다. 그러나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렌카, 당신에게 간절히 부탁하는데, 이점에 대해 낙담하지 마세요. 바렌카, 당신은 내게 50코페이카를 또 보냈느넫, 바렌카, 이 50코페이카가 내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 바렌카, 사는 게 부끄럽습니다! 나는 반쯤 미쳐 버린 것 같아요. 거주증이 없는 부랑자보다도 못합니다! 지독한 불행입니다! 나는 파멸했어요, 완전히 파멸했습니다!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파멸했습니다.
  • 그들은 나더러 멍청하다고 말했고, 실제로 나 역시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신이 나타나서 내 어두운 생활을 밝게 비추어 주었습니다.
  • 물론 뛰어는 점도 없고 새련되지도 않고 품격도 없지만 나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나도 마음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 바렌카, 이제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알아내려 하지 마시길 눈물로 간청합니다.
  • 이제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편지를 쓰죠? 나는, 나는 어떻게 혼자 살아가야 할까요? 
  • 안 됩니다! 바렌카, 어떻게 당신이, 말도 안 됩니다! 당신은 지금 떠나서는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당신은 많은 물건을 사야 하고 마차도 준비해야 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날시도 나쁩니다. 보세요, 비가 억수로 퍼붓고 있잖아요. 몹시 축축한 비입니다, 그래서 더욱... 더더욱, 나의 천사여, 당신은 추위를 탈 겁니다. 당신의 작은 심장도 얼어붙을 겁니다! 당신은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는데도 그 먼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 나는 이제 누구에게 의지하고, 여기에 혼자 남아야 하나요?

 

제부시킨의 자기혐오  

 

  • 그저 하루하루의 너절한 일상에서 얻은 공허한 장면에 불과합니다.
  • 차라리 내가 밟고 서 있는 땅이 두 쪽으로 갈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심신이 완전히 지치고 심지어 빚을 지게 되자 그녀에 대한 사랑도 식어버리더군요.
  • 왠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고약하고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컨대, 불쾌한 느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디서든 자기와 비슷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마련이니까요.
  • 나를 망가뜨리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이 모든 삶의 불안, 온갖 쑥덕거림, 웃음, 농지거리입니다.
  • 나는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토록 유별난 짓입니까?
  • 나는 무슨 일이든 금세 적응하고, 온순하고 하잘것없는 인간이라 이런 일에도 익숙해졌지요.
  • 우선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고, 구두 밑창보다 더 나을 게 없는 인간이에요.
  • 자신을 무언가 더 의미 있는 인간으로 간주하는 것 자체가 상스럽게 여겨집니다.
  • 도저히 저당 잡힐 수 없는 것, 즉 담보가 될 수 없는 것을 저당 잡히려고 했습니다 ... 나는 개인적 서향을 따르기보다 오히려 인류애를 따랐던 겁니다.
  • 스스로가 운명에 쫓기고 모욕당한 인간임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 나는 자신의 가치를 열심히 부정했고, 불행에 시달린 나머지 완전히 의기소침해졌습니다.

 

For Christian  

 

  • 모든 사람의 지위는 신에 의해 각자의 운명에 맞게끔 정해지는 겁니다.
  • 이런 재능 역시 다 하느님이 주시는 거예요
  • 신의 두려움을 알고, 스스로의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해요

 

사람 / 개인 / 인생에 대하여 

 

  • 사람이란 일단 뭔가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때때로 마구 지껄이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무슨 결과가 일어나는지 아세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허접스러운 결과만이 생겨나죠.
  •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사는지 등에)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 물론 작은 죄야 누구나 짓고 살지요. 바렌카, 누구나 죄가 있고, 심지어 당신도 죄가 있을 겁니다.
  • 사실 사람이란 이따금 자기 감정 속에 빠져 쓸데없는 수다를 떨기도 하잖습니까. 그건 바로 과도하고 어리석은 마음의 열정 때문입니다.
  • 인간이란 마치 자신의 생활 전체를 직접 쓴 것 같은 책을 바로 옆에다 놓고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글과 문학에 대하여 

 

  • 첫 인용구: 오, 정말이지 내게 이 글쟁이들이란! 그들은 뭔가 유익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것을 쓰는 게 아니라 땅속의 온갖 비밀을 파헤칠 뿐이다...! ... 이런 글을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생각에 잠기고, 온갖 시시콜콜한 사염이 머리에 떠오른다. 정말 그들로 하여금 글을 쓰지 못하게 하면 좋을 텐데. 그것도 완전히 글을 쓰지 못하게 하면 좋을 텐데. - V.F. 오도옙스키 공작
  • 이건 문학이 아니라 진수성찬이예요! 정말 매혹적인 꽃, 진짜 꽃입니다. 어떤 페이지로도 꽃다발을 만들 수 있어요!
  • 문학이란 참 심오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굳세게 하고 깨우쳐 주지요. 그들의 책에는 이 모든 것에  관한 내용이 다양하게 쓰여 있습니다. 아주 훌륭하게 쓰여 있어요!(전반)
  • 문학은 그림이다. 즉, 어느 정도 그림이나 거울 같은 것이다. 정열의 표현이고, 아주 섬세한 비평이며, 도덕적 교훈이고 기록이다.
  • 갖가지 공적 생활과 가정생활이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어 나돌아 다니고, 모든 것이 출판되어 널리 읽히고, 웃음거리가 되고 험담의 빌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 소설은 엉터리이고, 한가한 사람들이나 읽도록 쓰인 보잘것없는 것입니다 ... 오직 남의 결점을 비웃고 공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후반)

 

 

그외 와닿는 구절들 

 

  • 온갖 추억이 우수에 젖게 하네요... 불쾌했던 일도, 화를 낸 일마저 추억 속에서는 어쩐지 그런 불쾌함 없이 산뜻하고 매혹적인 모습으로 떠오르니 이상한 일입니다.
  • 남을 잡기 위해 구덩이를 파는 사람이 그 구덩이에 빠진다.
  • 6월 1일 1
    • 우리 집은 온종일 끔직한 우수와 무료함에 젖어 있었다.
    • 집에 관한 것이라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유쾌하게 기억나는 법이다.
  • 109-110p(남의 불행을 본 마카르 제부시킨의 말)
    • 이건 실제 있는 얘기입니다! 살아 있는 얘기입니다!
    •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당신이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 길게 말꼬리는 빼는, 습관적이고 익숙한, 완전히 빌어먹는 티가 나는 '제발'도 있습니다 ... 그러나 어떤 '제발'은 닳아 빠지지 않은 데다 거칠고 무시무시합니다.
  • 국장님이 이 지푸라기 같은 술주정뱅이의 보잘것없는 손을 친히 잡아 주신 일은 내게 그 100루블짜리 지폐보다 더 가치가 있습니다!
  • 지금 가는 곳이 천국은 아니지만,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 우수가 심장의 피를 빨아 먹고, 슬픔이 심장을 두 쪽으로 찢어 놓을 겁니다.

 

 

리뷰

 

  1. 서간체라는 형식이 너무 신선하다. 서간체 작품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2.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다르게 가난한 사람의 애환을 잘 표현한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3.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개인을 혐오하는 느낌이었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애환을 드러내는 느낌이다.
  4. 바렌카의 일기장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이라는 작품의 나오지의 글들이 생각났다.
  5. 나의 아저씨같은 느낌도 들었고, 미스터 션샤인의 쿠도 히나와 구동매가 생각나기도 했다. 
  6. 바렌카와 제부시킨이 진짜 사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겉으로는 사랑한다는 말을 한 것 같은데, 사랑과 연민에 대한 구별을 못 하는 상태에서 사랑이라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반대의 양상을 띠는 헤어질 결심이 생각났다.

 

더 읽고 싶은 책들

 

  • 백치
  • 백야
  • 죄와 벌(완독 필요)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완독 필요)
  • 악령
  • 도스토옙스키 단편선(완독 필요)
  • 그외 모든 도스토옙스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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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조금 읽어본 적이 있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린 여자 아이가 늙은 남자에게 시집가는 그 단편과 죄와 벌의 초반부. 그때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밀리의 서재에서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발견하게 됐고, 지하에서 쓴 수기라고 하니 어두운 내용이겠다 싶어서(난 어두운 장르를 좋아한다) 읽어보게 되었다.

 

 

간단한 줄거리 정리

 

 젊은 시절 하급 관리였던 주인공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며,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온갖 방법으로 복수할 생각을 하지만 한 번도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 한다. 나중에는 자신의 조롱과 경멸을 자초하고, 증오하다가 스스로를 저주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저 자기 혐오 

 

  • 나는 아픈 인간이다...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다. 나란 인간은 통 매력이 없다. 
  • 간이 아프다면, 그 녀석 실컷 아파버려라!
  • 가장 지저분한 것이 뭐냐 하면, 나란 놈은 심술궂은 인간도 아닐뿐더러 심지어 악에 받친 인간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저 괜스레 참새들이나 놀래는 주제에 그걸 자기 위안거리로 삼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 속으로 수치스럽게 의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 내가 그 순간 겁을 먹은 것은 비겁해서가 아니라 무한하기 그지없는 허영심이 발동해서였다.
  • 갑자기 그들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 무렵엔 그들을 경멸하다가도 어쩐지 갑자기 그들이 나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 하지만 나는 방탕의 주기가 끝나면 토악질이 날 만큼 메스꺼워졌다. 밀려드는 회한, 나는 그것 쫓아내려 했다.

 

인간 혐오를 빙자한 자기 혐오 

 

  • 인간이란 원래 어리석으니까, 이례적일 정도로 어리석지 않은가.
  • 그것도 이따금씩은 가장 점잖지 못한 축에 들어가는 사건을 일으킴으로써 스스로를 배반해 왔다. ... 이렇게 이상한 성질을 부여받은 생명체인 인간에게서 대체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 인간의 일이란 오직 자신이 오르간 스톱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시시각각 증명하려는 데 있으니까! ... 그러니 어떻게 죄를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인간이 하는 일은 오직 이 2 x 2 = 4를 찾아 대양을 항해하는 것뿐이지만, 또 이 탐색의 과정에서 삶을 희생하기도 하지만 정말로 그걸 찾는 것, 발견하는 것은 맹세코 어쩐지 두려워한다.
  • 당신은 그놈의 의식을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실은 그저 망설이고 있을 뿐인데, 이는 당신의 머리는 작동하고 있으되 당신의 마음은 방탕으로 인해 어둠침침해졌기 때문이오.
  • 인간이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거짓말을 늘어놓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 지적으로 성숙했고 점잖은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무한히 까다롭지 않고서는, 또 어떤 순간엔 자신을 증오할 만큼 경멸하지 않고서는 허영심에도 사로잡힐 수 없다.

 

와닿는 구절 / pages(민음사 기준)  

 

  • 이성은 오직 이성일 뿐이어서 오직 인간의 이성적 판단력만을 만족시킬 뿐이지만, 욕망은 삶 전체, 즉 이성과 온갖 긁적임을 포함하는, 인간의 삶 전체의 발현이다.
  • 1부 9
    • 인간을 낡은 습관으로부터 떼어놓고 과학과 상식의 요구에 맞게 인간의 의지를 교정하고자 한다
    • 정상적인 이익에 역행하지 않는 것이 정말로 는 인간에게 이롭고 전 인류를 위한 법칙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확신하는가? ... 설령 이것이 논리의 법칙이라고 할지라도, 인류의 법칙은 절대 아닐 수 있다.
    • 인간은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창조하는 동물로서 의식적으로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공학에 종사할, 즉 어디를 가든 영원히, 끊임없이 자기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다. 하지만 바로 이렇게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는 이따금씩 갑자기 엉뚱한 쪽으로 빠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 대체 무엇 때문에 파괴와 혼돈을 또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 그땐 더 이상 찾아 헤맬 대상이 아무것도 없을 것임을 직감하는 것이다.
    • 인간은 어디로 갈 것인가? 적어도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때마다 매번 그에게는 뭔가 어색한 것이 나타난다. 목적 달성이야 좋아하지만 완전한 달성은 썩 내키지 않는다는 것인데... 
    • 여러분은 왜 그렇게 확고하게, 그렇게 의기양양하게, 오직 정상적이고 긍정적인 것 하나만이, 한마디로 말해서 오직 안락 하나만이 인간에게 이롭다고 확신하는가? 무엇이 정말 이익인지를 놓고 이성이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혹시 고통도 딱 그만큼 사랑하는 건 아닐까?
    • 고통이야말로 실상 의식의 유일한 원인이니까. 처음에는 의식이란 것이 내 생각으로 인간에게 있어 크나큰 불행이라고 말했지만, 인간이 그것을 사랑하여 그 어떤 만족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차라리 의식적인 관성이 낫다!
  • 당신은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그 헛소리에 만족하고 있소. 뻔뻔스러운 소리를 지껄이면서도 그 때문에 끊임없이 겁을 집어먹고 용서를 구하잖소.
  • 추억이 나에게는 수백 개는 족히 있는데, 때때로 그 수백 개 중 하나가 툭 튀어나와서 나를 짓누른다.
  • 1부 - 5
  • 45 페이지
  • 85-86 페이지
    • 나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모든 것을 외적 감각으로 억누르고 싶었던 것이다.
    • 나는 밤마다 고립 속에서 남몰래 두려움에 떨며 더러운 방탕에 빠지곤 했는데, 가장 역겨운 순간에도 수치심은 나를 떠나지 않았으며 그런 순간이면 심지어 나 자신을 저주하기에 이르렀다.
    • 나는 내 영혼 속에 지하를 담고 다녔다.
  • 90페이지 전체
  • 하지만 이런 몽상에 침잠함으로써, 이런 '한결같이 아름답고 숭고한 것 속으로 숨어듦으로써' 내 얼마나 많은 사랑을, 오, 정말 얼마나 많은 사랑을 경험했던가. 설령 환상적인 사랑일지라도, 설령 실제 인간사에는 절대 적용되지 못하는 사랑일지라도 어떻든 그것이, 그 사랑이 너무나 많이 넘쳐 났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것을 실제로 적용하고 싶은 욕구조차 느껴지지 ㅇ낳았다. 이런 욕구는 잉여적인 사치였을 테니까.
  • 150p
  • 178-179p
  • 182-185p
  • '뭘 위해 파렴치한 가면을 써야 된단 말인가? 아니, 뭐가 또 파렴치하단 말인가? 어제 내 말은 진심이었단 말이다. 지금도 기억나지만, 나의 내보에도 참된 감정이 있었다. 나는 어디까지나 그녀의 내부에 고결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었고.. 그녀가 좀 울었다면 그건 좋은 일이고 그건 훌륭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고...'
  • 206-209p
  • 211p
  • 215-218p

 

 

리뷰

 

  1. 죄와 벌이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 음침한 강약약강, 아무도 말하고 싶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찌질함'에 관한 이야기
  3. 이 책은 여러 번 읽을 예정이다. 지금 리뷰를 쓰면서 다시 읽고 있는데, 그때 안 들어왔던 구절이 머리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4. 도스토옙스키 작품이 다 그렇지만, 한 번만 읽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페이지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어서 구절과 페이지를 추리기가 어려웠다.
  5. 와닿는 구절은 회독을 거듭할수록 수정할 예정이다.
  6. 내가 생각하기에 주인공은 남을 혐오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그가 뱉은 남을 혐오하는 듯한 말에는 스스로를 혐오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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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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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와 마찬가지로 신해철 추천 도서라서 읽게 되었다. 신해철님이 말씀하기론, 성경도 불경도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고 있다고. 이 동화에 쓰인 그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간단한 줄거리

 

  1. 호랑 애벌레가 태어나 성장함
  2. 호랑 애벌레가 노랑 애벌레를 만난 후, 기어가다가 애벌레들이 서로를 밟고 올라가는 탑을 봄
  3. 호랑 애벌레랑 노랑 애벌레는 올라가다가 포기하고, 땅에서 살게 됨
  4. 하지만 호랑 애벌레는 위로 올라가고픈 욕심을 버리지 못 함
  5. 그래서 노랑 애벌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애벌레들이 우글거리는 그 탑으로 올라감
  6. 노랑 애벌레는 혼자 있다가 우연히 고치를 발견하게 되고, 나비가 되기 위해 자신도 고치를 만듦
  7. 호랑 애벌레는 열심히 밟고 위로 올라가서 깨달음: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남을 밟고 올라올 만큼 가치있지 않다는 것, 이렇게 생긴 애벌레 탑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
  8. 호랑 애벌레는 그 위에서 날아다니는 노랑 애벌레(나비가 됨)을 발견함
  9. 호랑 애벌레는 내려오면서 다른 애벌레들에게 올라가도 별 거 없다면서 올라가는 이들을 만류해보지만, 다른 애벌레들은 믿지 않음
  10. 호랑 애벌레는 고치를 만들고 나비가 되는 것을 선택한다.

 

리뷰

 

  1. 그림 형제 동화 중 노간주 나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내용을 동화에 담을 수 있지.. 생각한 적이 있다. 근데, 이 동화를 읽고 나서 그림 형제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2. 동화라는 선입견에 갇혀 명작을 못 알아봤다. 다음에는 동화 쪽도 열심히 읽어봐야지.
  3. 한국인들이 특히 읽어야할 것 같다. 아이들보다는 막 경쟁을 시작한 고등학생, 아니면 그 이상의 어른들이 꼭 읽어봤으면 한다. 
  4. 그 중에서도 특히 어른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밟고 올라서 얻는 게 공허함 뿐이라면 굳이 올라가야 할까? 올라갈 것을 젊은이들에게 감히 강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찰을 하길 바란다.
  5. 고치를 만들어 나비가 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애벌레 탑을 밟고 올라가지 않고, 스스로를 발전(?)시켜 남을 밟지 않더라도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그 이상적인 교훈이 마음에 들었다. 동시에 너무 이상적인 모습으로 느껴져서 이질감이 들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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