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내 사랑 | 마르그리트 뒤라스 - 교보문고
히로시마 내 사랑 | 마르그리트 뒤라스 집필한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히로시마 내 사랑』의 첫 장면은 원자 폭탄 투하로 생긴 버섯구름으로 시작되고, 이어서 두 벗은 어깨가 모습을 드러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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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이게 당신 이름이에요."
여러 코멘트들
사실 난 인생을 다루는 작품들 위주로 읽느라 로맨스 작품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었다. 그게 성애적인 사랑을 전혀 안 받아봐서인지, 그런 걸 소재로 삼은 아류작들이 너무 많아 질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로맨스물이 와닿는다기 보다는 나에게는 전혀 공감되지 않을 어느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영화의 한 장르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이제는 그런 감정을 넘어 내가 성애적인 사랑을 누군가한테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없지만.
그래도 영화를 볼 때는 성애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찾는 편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를 나열해보자. <헤어질 결심>, <색, 계>, <만추>, <윤희에게>, <화양연화>, <중경삼림>, <아가씨>, <퐁네프의 연인들>, <냉정과 열정 사이>. 크쥐시토프 키예슬로프스키의 <세 가지 색> 시리즈라던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같은 작품들도 이 라인에 끼워야 겠다. 사실 이런 작품을 찾는 건 박스오피스 영화를 주로 보던 학창시절에도 동일했다. <나의 소녀시대>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소년 시절의 너>, <장난스런 키스>, <이프 온리>, <어바웃 타임>, <나우 이즈 굿>, <트와일라잇 시리즈>, <노트북> 등과 같은 유치뽕짝하기도 하고 아이코닉하기도 한 그런 로맨스물들.
무튼 나는 성애적인 사랑물과 거리를 두고 1-2년 정도 보냈다. 인생에 대해 무겁고 난해하게 다룬 책들을 좋아하고 그쪽이 더 공감가기도 해서 그런 쪽으로 자주 읽어왔는데 그게 질리기 시작했고, 로맨스물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쪽으로 읽어본 적이 거의 없으니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할지 감도 못 잡겠더라. 그러다가 평소에 즐겨보는 블로거 - <희랍어 시간> 독서록에서 언급한 그 블로거 분 맞다 - 분이 계시는데, 그 블로거 분이 언급한 작품을 보거나 읽으면 나와도 너무 잘 맞아서 그분이 읽었다 하면 무조건 따라 읽는 편인데 <히로시마 내 사랑>도 언급된 작품 중 하나였다. 로맨스물을 찾고 있던 와중 그분이 언급해주셔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보통 같으면 읽으면서 페이지를 접든 밑줄을 치든 할 것 같은데, 이 책은 읽으면서 아주 먼 훗날에 두고두고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은 나중에 읽을 때 더 많이 와닿고 깊게 느낄 수 있을 그런 작품이 되리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내가 읽어왔던 책들처럼 읽으면서 어느 대사 하나가 사람을 끌리게 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 같은 것들이 나를 당기는 느낌이었다. 내 취향이 아닌데도 아껴 읽고 싶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었다.
이 책은 실제 영화를 위한 각본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이다. 될 수 있으면 프랑스 파리 예술 영화관에서 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즈음에, 조금 흐린 날에 세느 강 근처 벤치에 앉아 읽고 싶은 책이다. 다 읽었지만 아직 다 읽지 않은 느낌을 줬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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